사진 : 김보경
건축물의 시간과 기록
‘귀엽게 생겼네’ 이 건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든 생각이다. 누군가에겐 지저분하고 낡은 건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. 약 38년 전 어떤 건축가에 의해 설계되고 만들어진 건물은 그 때의 얼굴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었다. 장식적인 처마, 들어갈 수 없는 둥근 발코니, 주물럭 무늬의 벽돌.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솟아올랐다.
리모델링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에서 38년이라는 시간을 이 자리에서 버텨온 이 건물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.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이 다시 태어나는 건지, 생명이 연장되는 건지. 다시 태어나는 거라면 @vaa_ooo 의 말처럼 장례식을 열어야 할지, 아직은 모르겠다. 하지만 단순히 before & after 를 위한 단편적인 기록이 아니라 건물이 가지고 있는 시간을 기록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.